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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ture space

2009년 마지막 공연 - 언니네이발관



10월 말쯤 친구랑 GMF 갈까 말까를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었다.

친구 사정으로 토요일날로 GMF를 가야만 했는데 토요일 라인업은 그닥 마음에 들지 않았고
언니네 이발관이 일요일 라인업에 포함되어있었기 때문에 과감하게 포기를 하고
친구랑 합의를 본것은 언니네 이발관이 연말에 공연을 할거 같으니 그때 가자고 하여 극적으로 타결된 후 아니나 다를까 언니네 공연은 12월 말에 스케쥴이 잡혀있었고 10월이 거의 끝나가는 시점에 마우스커서 클릭질 신공으로 언니네 이발관 스탠딩 마지막공연 앞번호를 사수하게 되었다.

어느덧 시간은 흘러 12월 26이 되었고 생각지도 않았던 목감기가 찾아와서 이거 공연장가서 입만 뻥긋거려야되는 붕어가 되는거 아닌가 싶은 밤을 지새우고 난후 다행이 목상태는 좋아졌는데 또 생각지도 않은 폭설이 내리면서 공연입장 시간전엔 무사히 도착할 수 있을런지 조바심을 내면서 근 일년여만에 홍대로 향했다.

다행이도 공연입장 10여분 전에 도착하여 여유있게 입장할수 있었고 나에게 있어 2009년 마지막 공연인 언니네 이발관의 쇼타임이 시작되었다.

우리도 언니네 공연엔 두번째로 오는것이였는데 의외로 처음오는 관객들이 많았다 한 반정도는 되었던것 같고 역시나 관객들 나이대들이 왠지모를 동질감을 느끼게 하는 관객들의 얼굴이였다.

두시간 삼십여분동안 노래한는 이발사 석원옹의 애뜻하고 호소력 짙은 목소리로 브이홀을 꽉 매꾸어 주었고 중간 능룡형의 썰렁개그와 건반치는 임주연 여신님의 퍼포먼스를 보면서 (사실 석원옹보다 임주연 여신님을 더 많이 본듯 -.-)공연시간은 후딱 지나가버렸다.

앵콜곡으로 5집 타이틀곡인 '아름다운 것'이 흘러나옴과 동시에 평소 음반으로 들었을 때는 마음에 동요하는 것이 없었는데 공연장 분위기,석원옹의 보이스, 관객들의 떼창을 한꺼번에
느끼면서 마음속에서 울컥하는 기분이 들었고 노래를 들으면서 다른 관객분들도 각자 가슴속에 맺혀있던 아름다운것을 흘려보내고 있는지 아니면 새롭게 받아드릴 준비를 하고 있는지 잠시동안 생각했고 그렇게 공연은 끝나갔다.

노래하는 이발사 석원옹의 노래를 듣고 있노라면 더욱더 진실되고 삶의 모진 풍파를 다 겪고난후에 해탈한 사람이 노래를 불러주는것 같은 기분이고 무심한 그의 얼굴에서 나오는 의외의 멘트들은 오랜 여운을 남기는듯 하다.

2009년 마지막 공연을 언니네 이발관이라는 좋은 아티스트와 함께해서 뜻깊었고 사람들의 눈물을 닦아주는 위로하는 이발사들이 어떤 노래들을 가지고 나올지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